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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쓴 이력서는 부정행위가 아니다 — 이력서를 안 보면 뭘 봐야 하나
· Ascendy Engineering
TL;DR
- AI로 이력서를 쓰는 건 부정행위가 아니다. 사람도 늘 과장하고 살을 붙여왔다. 단일 이력서는 누가 썼든 — 사람이든 AI든 — 조작과 과장이 가능한 문서다.
- 그래서 진짜 질문은 이거다: 이력서를 안 믿을 거면, 뭘 봐야 하나. 답은 타임스탬프가 찍혀 누적되는 기록(개발자라면 GitHub의 PR·커밋 같은)이다. 누적 기록은 단일 문서보다 위조가 어렵고, 그래서 더 믿을 수 있다.
- 비개발자도 마찬가지다 — 개발자가 코드를 관리하듯, 자기가 만든 성과를 타임스탬프 찍어 기록해야 한다. 조작? 단일 문서보다 검증할 기회가 늘어난다 — 면접에서, 안 되면 짧게 같이 일해보는 단계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 채용 기준이 바뀐다. 어느 학교·어떤 자격증·어떤 회사 출신에서 → 이 사람이 만든 것, 쌓아둔 데이터로. 예전엔 그 데이터를 받아도 처리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에이전트로 그걸 처리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 글에 대하여. 이직을 준비하며 “지어내지 않는” 포트폴리오 도구를 직접 만든 한 운영자를, 인터뷰(
/interview)로 캐물어 정리한 1인칭 칼럼이다. 여기서 단언(“이력서 한 장으로 판단하지 말고 기록을 보라”)과 추측(공신력 기관이 보증하는 제도 같은)은 일부러 구분해 적었다. 같은 기록·증거가 곧 신뢰 결의 실제 GitHub 작업으로 grounded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도구 이야기와 이어진다.
”AI로 이력서 쓰셨어요?”
요즘 채용에서 은근히 도는 의심이 있다. “이 자소서, AI가 쓴 거 아니야?” 마치 들키면 안 되는 일처럼.
그런데 한 발 물러서서 보자. 사람이 직접 쓴 이력서는 정직했나? 우리는 늘 과장했다.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는 사실 옆에서 거들었던 일이고, “30% 개선”은 측정 기준을 유리하게 잡은 숫자다. 이력서는 원래 자기를 가장 좋게 포장하는 문서다. AI가 그 문장을 다듬어주든 안 다듬어주든, 단일 이력서는 누가 썼든 조작과 과장이 가능한 한 장짜리 주장일 뿐이다.
그러니 “AI로 썼느냐”는 질문 자체가 핵심을 빗나간다. 부정행위는 도구에 있지 않다. 문제는 검증할 수 없는 단일 문서 하나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구조에 있다.
그래서 — 이력서 말고, ‘기록’을 보자
결론은 단순하다. 이력서를 안 믿을 거라면, 그 한 장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면 된다. 그럼 뭘 보나.
대신 타임스탬프가 찍혀 누적되는 기록을 본다. 개발자에게는 이미 그게 있다 — GitHub의 PR과 커밋 기록. 언제 무엇을 만들었는지가 시간 순서로 쌓인다. 물론 이것도 조작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장짜리 이력서 한 번 손보는 것과 몇 년치 누적 기록을 앞뒤 맞게 위조하는 것은 난이도가 다르다. 그리고 그 기록이 사람이 작성했든 에이전트가 작성했든, 누적된 흔적 자체가 단일 주장보다 믿을 만하다.
핵심은 “누가 썼나”가 아니라 **“무엇이 실제로 쌓였나”**로 질문을 바꾸는 것이다.
”그건 개발자 얘기 아니냐”
여기서 바로 나오는 반론. “GitHub? 그건 개발자나 되지, 나는 마케터/기획자/영업인데 무슨 누적 기록?”
맞다, 지금 당장은 개발 직군이 가장 앞서 있다. 하지만 방향은 같다 — 개발자가 코드를 관리하는 방식처럼, 비개발자도 자기가 만든 성과를 기록해야 한다. 운영한 캠페인과 그 결과, 출시한 제품과 기능, 작성하고 배포한 문서, 성사시킨 거래. 무엇이든 만든 시점에 타임스탬프를 찍어 쌓아두는 것이 자산이 된다.
“그것도 조작하면 되지 않나?” 된다. 다만 단일 이력서 한 장보다는 거짓이 드러날 기회가 많아진다. 누적 기록을 거짓으로 채운 사람은 면접에서, 거기서 안 걸러지면 짧게 같이 일해보는 단계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면접도 인턴도 완벽한 탐지는 아니다 — false positive/negative가 있고, 타임스탬프만으로 그 일을 누가·어떤 맥락에서 했는지까지 증명되진 않는다. 단언이 아니라, 검증할 표면이 넓어진다는 얘기다.
채용의 기준이 바뀐다
지금까지 우리는 대리 지표로 사람을 뽑았다.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어떤 회사 출신인지. 진짜 능력을 직접 못 보니까, 그걸 대신할 신호를 본 것이다.
이제는 다르다. 중요한 건 이 사람이 실제로 만든 게 무엇이고, 쌓아둔 데이터가 무엇이냐다. 사실 이건 늘 더 정확한 신호였다 — 문제는 받는 쪽이 그걸 처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원자 수백 명의 몇 년치 활동 기록을 사람이 일일이 검토하는 건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학벌이라는 요약본에 의존했다.
그 제약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에이전트로 대량의 데이터를 짧은 시간에 처리할 가능성이 생겼다. 수백 명의 누적 기록을 읽고, 교차 검증하고, 정리하는 비용이 — 완전히 검증된 건 아니지만 — 크게 낮아질 수 있다. 그만큼 요약본에 기댈 이유도 줄어든다.
이미 일어나고 있다
먼 얘기가 아니다. 일본의 AI 기업 Sakana AI(창업자는 구글 브레인 출신 David Ha, 그리고 Transformer 논문 공저자 Llion Jones)를 보자. 정직하게 말하면, 이들도 이력서를 아예 안 보는 건 아니다 — 지원은 CV와 cover letter 제출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이 공개한 지원 가이드(연구직 대상, 공저자에 Llion Jones)가 내건 핵심 원칙은 한 줄이다 — “understanding over implementation”. 만들 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자기 설계의 이유·한계·개선점을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은 훨씬 적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내 관점이다: 이력서를 완전히 버리진 못하더라도, 무게중심이 ‘실제로 무엇을 만들었고 그걸 얼마나 이해하는가’로 옮겨가는 방향이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 나는 이게 AI 시대에 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 데 더 맞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한 시간짜리 면접의 말솜씨가 아니라, 결과물과 그 과정의 기록, 그리고 왜 그렇게 했는지를 설명하는 능력이 곧 그 사람이다.
기록이 곧 자원이 되는 시대
마지막으로 한 가지. AI 시대가 오기 전부터 꾸준히 기록하던 사람들이 있다. 회의록을, 결정을, 만든 것을, 실패를. 그들은 이런 시대를 예상하고 기록한 게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가장 큰 강점을 갖게 됐다.
왜냐하면 그 기록은 이제 그대로 개인화된 에이전트에 이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쌓은 기록이 나의 지식 그래프가 되어, 나를 대신해 일하고 나를 증명한다. 에이전트 시대에 기록은, 과거에 가졌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자원이 된다.
남는 질문 (단언과 추측을 나눠서)
여기까지가 내 단언이다 — 이력서는 믿지 말고, 기록을 보라.
그 다음은 아직 추측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록의 상당수가 사내 데이터라 밖으로 못 내놓는다는 것. 한 가지 가능한 길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마스킹해서, 제공하는 쪽과 받는 쪽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기록으로 보증해주는 것이다 — 일종의 기계적 레퍼런스 체크. 이건 아직 제도가 아니라 구상이다.
그리고 이 방향에는 진짜 대가가 따른다. 솔직히 적어두자. 긴 과제형 평가(take-home)는 무급 노동을 전가한다 — 재직 중이거나 아이·가족을 돌보는 사람에겐 그 시간 자체가 특권이라, 자칫 시간이 남는 사람에게 유리한 채용이 된다. 공개할 수 있는 기록 중심의 평가는 안으로 떠받치는 일을 과소평가한다 — 남을 돕고, 조율하고, 사내에서만 의미 있는 일을 한 사람은 GitHub 같은 바깥에 보이는 산출물이 적다. 그리고 “기록되는 것이 곧 평가”가 되는 순간, 사람들은 점수가 되는 것만 기록하기 시작한다(Goodhart의 법칙) — 보여주기용 활동이 늘고, 늘 자기를 기록·감시해야 한다는 압박이 따라온다. 프라이버시, 기록이 없는 직군, 숫자로 안 잡히는 역량(리더십·태도)도 그대로 남는다. 이건 해결됐다가 아니라, 다음에 풀어야 할 문제들이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AI로 썼냐”를 따지는 시대에서, “무엇을 쌓았냐”를 보는 시대로. 지어낼 수 있는 한 장의 주장보다, 시간이 새긴 기록이 더 정직하다.
저작·인용: 이 글은 Ascendy Engineering이 작성했으며 출처 표기 시 재인용 가능합니다. 잘못된 정보를 발견하면 GitHub 이슈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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